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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설악의 봄(春),여름(夏),가을(秋) 그리고 겨울(冬)

by 신영석 2018.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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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雪岳山) / 김대식


너도 시인이더냐

그 알량한 솜씨로

이렇게 장엄한 설악을 노래하려냐

(중략)


무슨 글귀로 저 웅장한 공룡능선을 예찬하랴

저 칼같이 솟은 암봉들은 어떻게 노래하랴

아찔한 용아장성은 무슨 표현으로 기술하랴

서붕능선의 다른 앞뒤 모습은 어떻게 표현하랴

백담계곡의 빼어난 경관은

십이선녀탕의 슬픈 얘기는 또 어쩌지

봄여름에 피어나는 수많은 꽃 얘기만 하려냐

가을에 단풍 고움만 얘기하려냐

겨울의 눈덮인 설악의 장관을 어찌 표현하리

(중략)


네가 아느냐

왜 변하는지를

설악의 깊은 뜻을


설악의 봄(春)

2014.5.25 한계령~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처음으로 겪은 너덜겅과 백이십근 내 몸뚱이를 흔들어대는

바람에 혼쭐이 난 하루였다.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까지는 왜 그리 멀었는지....

털진달래가 맞는지 모르겠다.


대승폭포에는 물이 하나도 없었고....

2015.5.23 오색~대청봉~공룡능선~소공원

삼세번의 도전끝에 이루어낸 공룡능선이었다.

산악회를 따라 나섰지만 홀로산행 하듯이 걸었고

마등령이후 너덜겅 내림길에 단내가 푹푹났던 하루다.

대청봉 오르기전 진달래

공룡능선에서




설악의 여름(夏)


2012.6.9 홀림골~주전골

설악(남설악)에 첫발을 디딘날이다.

멋모르고 따라 나선길이었지만 여심폭포와

안개에 갖혀버린 등선대에서의 조망은

이제 등산로가 폐쇄되어 언제쯤 가볼 수 있을런지..




2013.8.15 오색~대청봉~용아장성~백담사

누구나 오를 수 없다는 그 용아장성을

하룻강아지 범에게 대들듯이 무모했지만

한동안은 은근한 자랑거리로 회자될만큼

자부심을 느꼈던 하루였다.

대청봉 오르기전에 본 늦은 일출이다.

이제 설악에 남은 희망은 새해 첫날이 아니어도

동해바다를 솟구치는 검붉은 태양을 보는것이다.

여기를 왜왔는가 하는 적지 않은 후회도 했었다.

용아장성에서

봉정암 뒷편의 용아장성

설악산/최영복


동해

희미한 달빛 맞으며

나목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받고서

나무마다 금빛 발하며

흔들릴 때마다


숲마다

솔향기 피어나고

등산로마다 흙과 풀내음

계곡마다 뿜어내는 폭포들로

파란 하늘을 열고


나뭇가지에서 뿜어나온

햇살의 입맞춤 따라

이름 모를 풀잎들의 속삭임으로

그리움을 포옹하며 기지개 펴고


길고

곧게 뻗은 능선마다

잔잔한 바람이 빗어낸

하아얀 쪽 장미 어우름은

설악산 산을 자꾸 흔들어만 댑니다


설악의 가을(秋)


2012.9.16 한계령~대청봉~오색

설악의 중청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따겠노라고

생애 처음 찾은 대청봉이었지만

태풍으로 쫒겨난 아주 서운했던 날이다.

그래도 이 사진이 심남이에게는 대청봉 첫인증이다.

또한 첫번째 공룡능선의 꿈도 날아간 날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2014.10.4 오색~중청~소청~천불동

두번째의 공룡능선 도전이었지만 역시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날이었다.

아쉬움에 올라선 공룡능선 초입에서

한라산이 촬영해준 사진이다


2016.10.10 한계령~대청봉~오색~만경대

처음 홀로 찾은 설악산이 되겠다.

서락의 단풍이 절정이라는 소식에 안절부절하다가

찾았지만 조금 늦어 서북능선은 이미

초겨울의 삭막함이었다.


그나마 오색으로의 하산길에 남은 단풍에

애써 위로를 받은 날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몇십년만에 개방했다가

호들갑을 떨었던 망경대를 찾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실망만 안겨주었다.

2016.10.15 북설악(상봉~신선대)

설악을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로

내설악,외설악으로 구분하고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풑이도 한다.

미시령에서 진부령구간을 북설악이라 하는듯 싶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첫번째라 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풍이 참으로 고왔더랬다.



2017.10.12 울산바위&토왕성폭포

설악산은 아니어도 누구나 한번쯤은 관광으로

찾았다는 울산바위를 처음 찾은 날이다.



토왕성 폭포도 처음이었다.


2018.10.3 한계령~대청봉~오색

두번째의 홀로 찾은 설악산이다.

이년전 조금 늦게 찾아 아쉬움이 남아있던

서북능선 절정의 단풍과 점봉산뒤로

펼쳐진 황홀한 운해에 빠져들었다.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사면의 저 황홀한

단풍을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오랜시간 만끽한 날이 되겠다.


꽤 여러번 걸었던 서북능선길이지만

최고의 날이었다.



가슴 뭉클해지게 하는 운해가 산행내내 펼쳐진 날이다


중청의 단풍은 또 어찌 표현할까?


설악의 겨울(冬)


2017.12.10 북설악 성인대

 설악의 조망이 좋은 주봉~청대산을

찾기로 한 날이었는데 입산금지로

이곳을 두번째 찾았다.

2018.2.1~2.2 한계령~중청대피소~대청봉~소공원

겨울 설악의 대청봉과 중청 밤하늘의 별을 짝사랑하다가

그 꿈을 이룬 날이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다면 대청봉에서의

일출을 보지 못했음이다.


소청쪽에서 설악의 일몰도 첫 경험이다.

이날이 첫인연은 아니었지만 중청호텔에서의

하룻밤은 우리를 바퀴벌레들이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제일 소중한 산친구들이다.




몇해전부터 찾아온 척추협착증으로

매번 다녀올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했지만

아직 서락 인연의 끈을  끊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심남이의 설악 7년을 단 한해에

이루겠지만 나름 만족하는

설악(雪岳)의 사계(四季)를 누렸다

남은 하나의 꿈 대청봉에서의 일출을 위하여

언젠가는 또 서락으로 향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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