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추석연휴 혼자놀기(3)-- 산상(山上)차례 및 소소한 일상

by 신영석 2018. 9. 24.
728x90

오늘 아침 고성산을 오르는 이유는 등산이 아니었다.




뒤돌아 보니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41년째다.

몇해전 시립묘지에 있던 아버님 묘를 어머님께서

개장을 고집하셨다.

고등학교3년 그리고 군생활5년을 제외한

이후 어머님 눈에는 부족했을지 몰라도

나름 때가되면 벌초도 하고 아버님 묘를 찾아

예를 갖추어 왔고 인생이 아주 고달펐던날 아버님을

원망하며 소주 몇병들고 찾아가 펑펑 남자의

눈물을 쏟았던 기억도 있다.

어머님의 의중은 상처(喪妻)하고 속썩이는 아들을

두고 혼자 살아가는 당신의 자식(子息)에게 안겨진

어깨의 짐을 덜어주고 싶으셨던듯 싶다.

당신의 생전(生前)에 혼자 고민해야 할 자식에

대한 연민이었을게다.

아버님 묘를 개장후 화장하여

적당한 곳에 산골하라는 어머님의

뜻을 따라 처음으로 아버님을

등에 업고 고성산을 올라 양지바른 곳에

모셔다 드렸다.

올해 설날 차례를 지낸후 마주 앉은 어머님께서

또한번 쿨한 결정을 내려주셨다.

애비야!

이제 니 애비도 집사람도 그렇고

이제 할 도리는 한듯 싶으니 기제사만 지내고

차례상은 차리지 말자는 말씀이셨다.

솔직한 심정으로 먼저 꺼내고 싶었지만

자식의 마지막 도리까지 버리는듯 싶어

망설였음이다.

그런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셨지만

당신의 마음속으로는 조금은 서운하실듯 하고

내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이렇게라도 해야만이 당신의 감추어진 서운함과

내마음의 부담을 떨구고자 막걸리 몇잔을

올리기 위해서 고성산을 찾았음이다.

사연을 모르는 등산객들의 눈이 부담스러워

조금 일찍 올랐더니 다행이도 정상데크를

독차지하고 간소한 차례를 마칠수 있었다.

저아래 회색의 도시에서는 물론 나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추석이라고

가족친지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있을게다.








겨울철 다람쥐,청솔모의 일용양식일듯 싶어

맛뵈기로 몇개만 챙기고 놓아두고 왔다.










이보시게 그간 잘 지내셨나?

혹여 당신도 차례상 아니 차렸다고

서운해 하시는가?

너무 서운해하지 마시게!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때로 나도 돌아가고 싶다네!

조금은 센티해진 마음에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가

뭐해서 내 공직생활의 마지막였던 공원을 찾았다.

연꽃이 피었을때 한번 찾아 오려고 했는데 못했다.

물속에 비쳐진 반영이 괜찬다.



새로 조성된 빛의 정원?이라는데 밤에 와봐야겠다.










아! 가을인가 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