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旅行)/손광세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 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섬 마을을 찾아가는 뱃고동 소리이거나
흘러간 유행가 가락이거나
여가수의 목에 달라 붙은
애절한 슬픔이거나
사각봉투에 담아 보낸 연정이거나
소주 한 잔 건넬 줄 아는
텁텁한 인정이거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여인이야
못 만나더라도
떠나면 만난다
방구석에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산허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은사시나무 잎새들
배를 뒤집는 여름날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또 어떤가?
배낭매고 기차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일이다
여행의 목적지가 어디여도 좋겠지만
이렇게 물비린내나는 항구에
나란이 줄지어 있는 어선들을 바라보면
아주 허황된 망상이겠지만
"노인과 바다" 그 속에 내가 있는 느낌이다.
묵호항의 풍경
이번 여행팀중 유일한 갑장이다.
지난해 남알프스 트레킹에 이어
두번째 여정을 함께한다.
곰치국과 청국장으로 주린 배도 채우고
동해항과 사카이미나토항을 오고가는 크루즈
이스턴 드림호다.(산과 사람들 카페에서 퍼옴)
함께한 여행팀
좌측으로부터 버티고,미소1004,소심남,산이좋아
나포리님,마운틴,청풍명월,강아지
크루즈에 승선을 하고 바라본 동해항
이슬이가 빠진 여행은 상상이 않된다.
크루즈내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중
날씨도 그리 춥지 않아 갑판바닥에 한상을 차리고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개인적으로 지난 젊은날에 누리지 못한
청춘(靑春)이고 열정(熱情)이다.
여행은 떠남이고 새로운 만남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산행길에서
몇천겁의 인연으로 스치기는 했지만
억겁의 인연으로 이어진 마운틴님과
청풍명월님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크루즈내 선상 나이트클럽에서
승무원들의 즉석 라이브 공연도 있었다.
두분 함께하는 여정이 아름답습니다.
특히, 나포리님은 배려심이 깊으신
이번 여행의 좌장(座長)이시고
이번 여행중 최고의 청춘(靑春)?을 누리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번째의 크루즈 여행이지만
이만큼의 행복은 처음이 되겠다.
여러분!
우리 모두
다리 떨리기 전에
가슴 떨릴때 떠나자 - 이숙영 -
크루즈의 첫날 밤이 지나고 여명이 시작되었다.
신년 첫날 고성산 일출에 이어
선상(船上) 게다가 이국(異國)에서의 일출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레스토랑 창을 통해 촬영한 사진이어서
옥의 티가 된듯 싶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 마르쉘 푸르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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