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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산행일기

명성산의 단풍 그리고 억새의 향연(1)

by 신영석 201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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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각흘~명성산으로의 산행을 다녀왔기에

조금은 망설여졌던 산행이었다.

억새군락지까지의 왕복산행은 뭔가 조금

부족한듯 싶었는데 친절한 이진성기사님이

산안고개까지 버스 운행을 해주셨음에 감사드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 인생에서 가을이 누락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등룡폭포의 용(龍)은 후삼국시대 궁예를 말한다.

궁예는 철원에 도읍하였다

험한 산과 넓은 평야를 의지해 삼한을 통일하려던

궁예는 역사가 기록하듯 왕건에게 밀려난다.

그가 최후까지 쫓긴 곳이 바로 이곳 명성산이었다.

울명(鳴)에 소리성(聲)이니 곧 울음산이다.

궁예가 쫓겨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같이 울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산이 울었다면 백성이 울었다는 뜻이다.

이긴자의 역사는 궁예를 포악한 군주로

기록하지만 이곳 백성들은 궁예의 편이었던 것이다.

명성산의 서쪽은 깍아지른 산이지만

동쪽은 억새로 가득하다.

이쪽 능선에서 저쪽 능선으로 사라지는

억색의 은빛....

햇살을 머금은 그 빛은 바람에 실려오는

억새 무리의 울음소리와 어울린다.

한번이라도 그걸 느껴본 사람들에게 명성산은

다시 만나고 싶은 가을의 전설이 된다.

- 이글루스님의 블로그에서 - 

굳이 정상에 있어야 할 정상석을

여기에 설치한 연유를 모르겠다.

실제로 정상에는 변변한

정상석이 없음에도...

산안고개에서 바라본 중앙의 궁예봉과

그 우측으로 명성산과 삼각봉이 이어진다.

이유?없이 빨라진 발걸음에 지나쳤지만

함께한 산우님들은 이곳에서

많은 흔적을 남기고 오신듯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름길의 숨가쁨을

보상받을 만큼 이상인듯 싶다.



명성산 정상인증은 잠시 미루고

궁예봉으로 향한다.

오름 도중에 궁예봉으로 가는 등로표지가

있었지만 가시는 분이 없어 망설였다.

왕복2km 다녀오면 후미 일행들과

이곳에서 만날수 있을듯 싶었다. 

궁예봉

궁예봉으로 가는 길에 백구 한마리를 만났다.

처음에는 어느 등산객이 데리고 왔나 싶었는데

완전 반전이다.

지나가는 소리로 백구! 앞장서야지 했더니

나보다 서너걸음 앞에 서서 궁예봉까지

리딩해주는 거였다.

이 모습을 본 등산객들이 어쩌면 저렇게

충견을 두었냐고 되물어 오셨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지만 궁예봉 표지석은

찾지 못한 아쉬움에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어렵사리 퍼왔음이다.

궁예봉까지 리딩에 고생한 백구에게

물한병과 삶은 계란 한개를 보답해줬다.

잠깐의 암벽구간 오름은 잘 오르더니만

하산길은 어려웠는지 망설이는

녀석을 남겨두고 오는데 낑낑거리는

소리에 돌아가서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많이 미안해 했는데

명성산을 오를 즈음에 쫓아왔다.

녀석 힘들어 지치고 데리러 가지 않은

매정한 산객에게 서운했는지

식사중인 다른 산객에게 다가가

역시 물한잔에 간식을 얻어먹고는

쳐다볼 생각을 하지않는다.

백구야! 미안했다.


명성산에서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눈으로는 확인되는 단풍이건만

폰카에는 이렇게 밖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쉽다.




다시 명성산으로 돌아오니 함께 출발했던

산우님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홀로 내달린 미안한 마음에

정상 인증사진 한장씩 남겨드린다.







뒤돌아 본 궁예봉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쳐온 삼각봉이 보여진다.




가을여인

가을남자


명성산과 삼각봉도 조금씩 멀어진다.





이제 산정호수도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팔각정에 도착했다.



억새축제에 포함된 행사인듯 싶지만

이슬이 한잔에 용기를 낸 산객들의

노랫소리가 그다지 달갑지는 않았다.

억새축제가 오늘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 조금은 이른듯도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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