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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산행일기

세달만에 다시 찾은 고용산의 봄

by 신영석 2018.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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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박2일의 통영 여행이후 꽃샘추위에 웅크려 

집에만 머물렀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일상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저 아주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고

세상과 벽을 두고 살아가는 녀석과

못난 자식에게 의지하려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우울증에 빠져들게 된다.

미용실에서 쏟아져 내리는 반백을 넘어서

온백에 가까운 내 머리카락을 보며 또 우울해졌다.

이럴때는 막걸리 한병 들고 집을 나서는게

약임을 오래전부터 터득했다.

지난 몇일간의 꽃샘 추위가 힘들었나 보다.


할미꽃

흰 털로 덮힌 꽃이 하얀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데다

구부러진 꽃대의 모습이 허리가 잔뜩 굽은 할머니를

연상시켜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또한 흰 털이 난 모습이 마치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같다고 해서 백두옹이라는 별칭도 있다 한다.


꽃말은 "충성, 슬픈 추억"이라 한다.

개나리는 나리꽃과 비슷하지만 질이 떨어진다는

즉 못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진달래는 들에 피는 달래보다 더 좋은 꽃이라는

뜻으로'진'이 붙어 만들어진 이름이라 한다.

개나리와 상반되는 이름이다.

사람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먹지 못하는 철쭉은 '개꽃'이라고도 한다.

진달래의 한자어는 두견화(杜鵑花)이다.



삼십여년을 낚시에 미쳐 다니던 시절에

저 저수지에도 꽤나 찾았더랬다.












이렇게 차려놓고 사진을 찍고 있었더니

지나가는 여성 산객 두분이 의미가 아리송한

웃음를 던지고 가신다.

뭐 어찌됬든 막걸리에 진달래꽃 몇장 띄우고

한동안을 머무르며 살짝 취기가 돌아

할줄 모르는 노래도 한곡조 뽑고

통나무같은 몸뚱아리도 흔들고 싶은

생각에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이름이 무엇 이었더라?찔레꽃?

향기에 이끌렸다.

사람이 되었던 아니면 꽃이었던 모두에게는

색(色)이 있던지 향(香)이 있어야 관심의

대상이 되는듯 싶다.



꽃이름을 알 수 없는 이 아이를 보고 갑자기

시인 김춘수님의 '꽃'이 떠올랐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얼마전 다녀온 안동의 와룡산의 바위에는

연상되지 않는 생뚱한 이름이 많았다.

늘 무심코 지나쳤던 이 바위를 자세히 보니

새부리 같기도 하고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인간세계에 흙수저가 있듯이

너 또한 변변한 이름없이 자리하고 있음은

니도 흙수저인 모양이다.

너는 고래 주둥이처럼 생긴듯 하다.


해탈을 떨어도 세시간이 않되는 짧은 시간의

머무름속에서 꽃샘추위에 시달린 가녀린

꽃들을 내 인생과 견주어 보면서

그런데로 위안을 받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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