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작가의<언어의 온도>중
' 그냥 한번 걸어봤다'는 "버스 안에서 일흔쯤 돼 보이시는 어르신이 휴대전화를
매만지며 '휴' 하고 한숨을 크게 내쉬는 모습을 보았다"로 시작됩니다.
휴대전화기를 붙들고 10분을 고민하던 어르신은 시집간 딸에게 전화를 걸어
"아비다. 잘 지내? 한번 걸어봤다...."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어르신이 정말 그냥 한번 걸어본 것일까요? 그럴 리
없다고 작가는 추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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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큰 흥행을 거둔 영화 '국제시장' 뒷부분에는 시끌벅적한 거실의 가족
식사 자리와 자기 방에서 혼자 우는 늙은 아버지의 모습이 교차합니다.
공간과 교감, 관계의 소외, 영화에서 아버지는 끝내 가족들의 여집합일 뿐이지요.
그 영화를 보면서, 장인어른이 홀로 누워 있는 당신의 방과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혼자 먹먹해햇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어의 온도>를 읽으며 장인어른의 " 요즘 몸이 고단해서...."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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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걸어봤다"라는 아버지의 언어에 속깊은 자식은
알아서 속마음을 헤아릴 것이고 반대로 속 얕은 자식은
언어의 겉만 듣고 전화를 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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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장인의 " 요즘 몸이 고단해서..."는 자네들과 한잔 더 하고
싶은데 혹시라도 방해가 될까 봐"일 것입니다.
그럴 때는 응석이라도 부려서 장인어른이 좀 더 자식들과
함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곧 설날입니다. 부모와 자식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입니다.
부모의 언어가 자식을 아프게 하거나, 자식의 언어가 부모의
속을 헤아리지 못하면 그 시간은 오히려 유해하고 무익할 것입니다.
특히 "용돈은 됐다", "여행은 됐다"라는 부모님의 말씀은
"좋은 것은 묻지 말고 그냥 해라. 나 죽거든 무덤 앞에서라도
내 허락받고 술 따를 것이냐"라는 뜻임을 자식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윤용인
저도 그렇습니다. 어머니께 자주 하는 전화도 아니면서
"뭐 필요한거 없으세요" 보다는 그냥 무엇인가를 사다 드리던지
아니면 요즘 최고의 선물은 현금이라 하니 그냥 형편대로
용돈을 드리는게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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