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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산행일기

예상 못한 망경산의 춘설(春雪)과 반전

by 신영석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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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에 다녀온 여수 섬여행에서 우연하게 촬영된

야생화 그 중 노루귀가 속칭 '화류계'에 이렇게 깊이

빠져들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뭔가에 빠지면(홀리면)

어떤 충격적인 반전(反轉)이 없인 헤어나지 못한다.

그 많은 야생화중 노루귀는 일반적으로 3월 한달이

제철인듯 싶다. 물론 경기 북부권,강원권이나 일부

고산지역에서는 5월까지도 만날 수 있다.

어찌되었든 지난해 3월말에 우연하게 망경산자락의

계곡에 노루귀 자생지가 있다는 정보를 얻어

첫걸음 한게 3월말이었다.

막연한 정보에 두어시간의 발품을 하고도 결국 만나지

못하고 돌아서는 순간 젊은 커플을 만나 끝물의

노루귀를 어렵게 만났다.

아쉬움에 내년을 기약해야만 했었다.

요즈음 하루 일과중 많은 시간을 봄 야생화 관련 블로그

검색에 할애하고 있다.

일기예보에 어제와 오늘 남쪽은 비가 내리고 강원쪽에는 폭설이

내린다는 소식에 마지막 눈산행이나 다녀올까 싶어

연락을 해보았지만 대답이 시원치 않았다.

다음 야생화탐방은 대둔산으로 생각을 정했다.

불과 하루를 집에 머물렀음에도 마음도 엉덩이도

안절부절이다. 어제밤 블로그를 검색하다 보니 어느

블로거께서 망경산자락의 노루귀 소식을 포스팅했다.

베란다 밖을 보니 구름속으로 간간이 해도 보이고

그리 춥지 않은듯 싶어 답사의 차원으로 길을 나선다.

 

 무심코 차창밖을 보니 저만치 설화산이 하얀 꼬깔모자를

쓰고 있다. 전혀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눈이

내린듯 싶었다. 순간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냥 돌아가야 하나 싶었지만 이미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이였기에 밥값(실은 라면)이라도 하고 가자는

생각에 망경산 계곡으로 들어서 한적한 곳에 주차를 하고

누군가 보았다면 정신나간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만큼 지난해의 그자리를 서성거렸지만 짧은

야생화 지식으로도 이 날씨에 노루귀를 찾는다는 거는

애시당초 허황된 생각이었다.

그냥 임도길이라도 조금 걷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오르니 ○○교회수양관앞 공터에 몇대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순간 머리가 번쩍인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이곳에도 변산바람꽃 자생지가

있다는 것과 사진을 통해 임도 어디쯤엔가 위치한다는

아주 막연한 정보가 떠올랐다.

임도길을 걸어 오르며 바라본 춘삼월의 설경

좌측의 빼꼼한 설화산과 우측 배방산

배방산

현재 날씨를 보아서 상고대는 아니고 설화(雪花)일게다.

그냥 돌아서 내려간다 해도 꽃은 꽃이다 싶었다.

올라올때 보지 못했는데 아래쪽으로

한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나이 먹어가며 생긴 촉이 맞은게다.

급할것도 없다 싶어 조금 더 임도길을 오른 후에

내려오면서 모른척 끼어들기로 한다.

설화(雪花)

너도 겨울에 피는 꽃이 맞다.

춘설속의 보석이었다.

춘설의 무게에 짓눌려 잔뜩 굽혀진

가느다란 등허리가 애처롭다.

갑작스런 춘설과 추위에 많이 상했구나!

여기를 넘어서 올라온 차량도 몇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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