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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산행일기

우여곡절(迂餘曲折)끝의 오대산(1)

by 신영석 2020.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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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한 산악회의 회장직을 맡게되었다.

솔직하게 자격은 않되노라고 자위했건만

지인들의 등떠밀림에 넘어가고 말았다.

1월 산행은 설명절이라 취소되었고

2월은 코로나19의 여파에 또다시 취소된다.

회장 취임 축하차 어렵사리 휴무를 잡아

산행을 신청했던 번개 멤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 번개산행으로 대체한다.

이곳저곳 산행지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미소1004가 섬산행이 하고 싶다 한다.

조금 장거리이긴 하지만 전에 한번 다녀온

통영의 한산도트레킹으로 결정하고

진행을 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진행이

어렵게 되었고 새로운 멤버들과 오대산으로

급 변경을 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될뻔 했는데

어렵사리 세명이서 단촐하게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오늘의 산행코스는 7년만에

찾는 곳이고 올겨울 한번은 꼭 다녀오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결과론적으로는 해피엔딩이다.

원주를 지나 평창으로 들어서니 차창밖으로

보이는 산군들의 정상의 하얀  꼬깔모자의

상고대가 오대산 산행의 기대도 높아지고

 마음도 성급해졌다.

언제나 그렇지만 번개산행의 비타민이고

허물없는 친구같은 산벗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찾아온 길이였기에 조금은 낯설다.

이곳에 이르니 7년전의 겨울의 어렴풋이 떠오른다.

단청의 화려함은 그대로 인듯 싶다.

미소1004 오늘도 셋이긴 하지만 비타민이고 박카스다.

오늘의 베스트드라이버 버티고가 남겨준다.

고도를 높여가니 주중에 내린 제법 많은 적설과

설화가 보여지기 시작한다.





비로봉까지의 만만치 않은 오름도 낯설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그때만큼

따라주지 않는 저질체력도 한 몫을 했을것이다.

쉼터에서 만난 다른 번개팀들이 한장 남겨주었다.






계속되는 오름에 다리가 풀려 좁게 나있는

등로에서 한발짝만 벗어나도 이내 제법 깊이 빠진다.


직업 특성상 산행을 자주 못하는 버티고는

오늘도 많이 버거웠을게다.

들머리에서는 영상의 날씨였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어렵사리 찾아온 산객들에게

파란하늘과 어울린 맑고 깨끗한 상고대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어준다.



미소1004는 알려진 준족이니 걱정할 필요는

붙들어매고 버티고! 조금만 힘내

암튼 이번 겨울 함께한 세번의 설(雪)산행은

복 받은 산행인듯 싶다.

사방 주위로 펼쳐지는 상고대에

미소1004 잠시 정신줄을 놓고 바라본다.

허접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도다.



힘들게 뒤따라 오는 버티고가 순간순간을 포착한다.


어쩌면 이번 겨울의 마지막 설산행이겠다 싶어

마음속에 가득가득 채워둔다.




포근한 날씨에도 아직 남아 기다려준 이 풍경이 고맙다.

왼쪽 상왕봉에서 두로봉으로 그리고 진고개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남진이 펼쳐진다.









가늠하기 어렵지만 두로봉에서 응복산으로

그리고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북진일게다.

남서쪽으로는 계방산이 보일것이고

북서쪽으로는 방태산,조금더 북쪽으로는

점봉산이 보이겠지만 태생적으로 길치인

내게는 그저 마음속으로 추측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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