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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산행일기

우리들만의 겨울 금수산(2)

by 신영석 2020.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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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까지 곁들여진 산상의 진미 라면은

특히, 겨울산에서는 진리이다.

바람막이용으로 자동텐트를 가져갔지만 비좁아 결국은

홍일점 미소1004와 경로효친사상에 의하여

둘만의 아지트였기에 두 남정네에겐 미안한 순간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뜨끈뜨끈한 라면에 속을 뎁히고

오롯한 우리만의 금수산을 즐긴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상의 소나무도

음력 정월의 엄동설한 바람에 위태로운 설화를

피어내 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깨끗해지는 세상

눈(雪)이란

세상을 모두 정화할 것 같은 순수함의 대명사로

우리들 마음속 무의식속에 내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첫 눈을 기다리는 이유일 것이고

눈 내리는 날에 약속을 잡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런 날은 누구라도 만나고 싶다.

- 효빈 길을 떠나다 중에서 -





금수산 정상에 탈레반도 나타나고


다함께 셀카놀이

오늘 같은 날은 특별히 허접한 진사라도

품삯을 받아내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품삯이래야 이슬이 두병이면 족하니 걱정마슈!


망덕봉이 보여진다.





국공직원의 눈을 피할수만 있다면

백배킹도 꿈꿔본다.




눈 위에 쓰는 시(詩) / 류시화


누구는 조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고 하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뒤돌아 본 금수산



언제 또 이런날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또다시






흔들렸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자리매김 할것이다.


매바위와 상투바위

그 넘어로는 겨울의 청풍호반이 펼쳐진다.



용담폭포

아직 정월의 겨울임에도 수량이 제법이다.



하산길에 바라본 금수산은 하얀 꼬깔모자를 쓰고

산객에게 기약없는 재회의 눈길을 보낸다.

가고 오는 길 안전운전에 콧물 흘려가며 오찬을 준비한

버티고, 아직 성하지 않은 몸으로 동참한

희나리, 언제나 살인 미소로 남정네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준 미소1004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소심남의 선택은 탁월했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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