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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산행일기

아~~~ 설국(雪國)의 선자령(2)

by 신영석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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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이 첫눈은 아니다.

지난달 가야산 싸라기 눈산행을 다녀왔고

알게 모르게 눈답지 않은 눈도 몇차례 내리긴 했다.

이렇게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의 산행은

그리 만나기 쉽지 않은 쫌 과장을 하자면

로또 1등은 아녀도 3등 정도의 행운은 아닐까 싶다.

부부가 오신듯한 산객이 몇장을 남겨주셨다.

물론 품앗이로 우리도 그분들의

추억을 몇장 남겨드렸다.




산행의 홍일점인 미소1004 오늘의 모델이다.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들이

자연에 대한 예(禮)라도 갖추라는듯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길이다.



가끔은 엉뚱하게도 아무도 지나지 않은

순백(純白)의 저곳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오늘 산행중 백배킹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사시사철 어느때고 백배킹은 좋겠지만

겨울 그것도 심설속의 백배킹은 사실 엄두내기 조차

어렵지만 한번은 시도해보고 싶다.


이 사진만 나갔다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미소1004는 오늘 말하지 않아도 아니

허접한 진사를 자꾸 불러세우는거 보니

들뜬 소녀의 심정 인듯 싶다.




그냥 온 천지가 한폭의 묵화다.

흰색과 검은색의



포근한 겨울 날씨이긴 했지만 털모자 밖으로 나온

머리카락에도 설화가 피었다.

눈감고 순백의 솜사탕이라도 음미하듯





이젠  순백의 눈밭에 벌러덩...





눈 위에 쓰는 시/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詩)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고 하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우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작은 새끼 코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평소 나 만큼이나 피사체를 거부하는 버티고도

오늘만큼은 예외다.



또다른 백배킹 하시는 분들

아무래도 버킷리스트에 올려야 할듯 싶다.



이제 선자령이 가까와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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