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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첫눈 속으로 떠난 가을의 단상(斷想)

by 신영석 201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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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한다요

뭐한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한다요

산너머, 저 산 너머로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오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한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이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고성산의 일출

고용산의 일몰

추석날 고성산

소풍정원

광덕산의 가을

간월산의 우중 가을

아! 서락의 가을 그리고 첫단풍




소풍정원 핑크뮬리

안성천의 억새


명성산의 가을


백두대간 마산봉



도봉산의 가을 절정





노추산의 가을

금오산의 가을

가을에 만난 노고단의 겨울

반야봉과 운해


피아골의 가을


현충사의 가을


곡교천 은행나무길

내장산의 가을


대둔산의 늦은 가을

적상산 가는길의 천안휴게소


독립기념관의 늦은 가을


짧은 고성산뒤의 나들이


강천산의 가을 막바지

봄을 맞으려면, 겨울을 지나야 하는데

겨울은 또 이 어중간한 시절을 지나가야 온다

가을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겨울도 아니면서

철학자이자 시인 같은 인디언'사라파오'족은

11월은 '모두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한다지...

- 시나브로님 블로그중에서 -



가을에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머릿속에 맴맴 돌다가

가을은 떠나버렸습니다.

첫눈이 오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기 전

첫눈이 내려버렸습니다.

지난 밤 심한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가을에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지 못했고

첫눈이 내리던 날

누군가를 만나지 못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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