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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산행일기

10월에 만난 노고단의 겨울

by 신영석 201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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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늘 그이름만 들어도 설레인다.

초보 산꾼의 로망이었던 지리산 천왕봉을

2013년 9월 절친 아우들과 입문후

해마다 한두번씩은 지리산 자락에 들었다.

연례행사 치루듯이 올해 첫 지리산을 찾았다.

이번 지리산 산행의 테마는

노고단의 일출과 운해 그리고

아직 가보지 않은 반야봉과

4년전에 찾았던 피아골의 핏빛 단풍이었다.

전날 평택역에서 23:38 구례구행 열차에 몸을 싣고

눈좀 붙여보자 했지만 결국은 뜬눈으로

구례구역에 03:08분 도착한다.

나와 같은 꿈을 갖은 열댓명의 산꾼들이

함께 내렸다.

역앞에 대기중인 군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후 잠시 대기하다

03:40분에 성삼재로 향한다.

* 구례구역에서 터미널까지 1,000원

터미널에서 성삼재까지 4,500원*

지리산 주능 종주를 하는 경우라면

역에서 1인당 10,000원의 택시를 이용하는게

나을듯 싶었다.

성삼재에서 약40여분의 발걸음에

노고단대피소에 5시가 조금 않되어 도착한다.

오늘의 일출시간은 06:49

노고단대피소까지 오면서 하늘을 보니 맑지는

않지만 달이 그런데로 보여 장엄하지는 않아도

지리산의 일출과 운해를 기대해 본다.

간단하게 컵라면에 밥한술 말아서 먹고

이슬이도 몰래몰래 두잔정도 마시고

06:00까지 대피소에 머물렀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어둠길에 상고대가 피었다.

짙은 안개와 몸을 가누기 어려운 세찬 바람으로

지척을 분간하기 어렵고

나무데크길은 얼어서 미끄럽기 그지없다.

노고단에서의 일출과 운해를 기대하고

삼각대까지 가져갔지만 꺼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장갑을 벗을때마다 얼어붙는 손과 세찬 바람에

흔들려 제대로 된 사진 촬영이 어려웠다.




너무 일찍 오른 탓인지 노고단에는 혼자였다.


뭐 어찌됬든 인증샷은 남긴다.






참으로 대단하신 사진작가 또는 산꾼들이다.

삼각대를 설치해놓고 저 자리에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계셨다.

모두들 세찬바람에 사면에 바람을 피해있다.

짙은 안개 넘어로 일출이 시작된듯 싶다.







아주 잠깐씩 보여지는 여명과 운해에

카메라 촛점을 맞추고 계신듯하다.




이미 중천?으로 떠오른 해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으시는 모양이다.

화려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상고대와

어우러진 안개속의 여명도 나름 만족이었다.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계셨다.


한시간 정도 떨며 기다렸지만 더이상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꺼 같은 생각에

내려가기로 한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의 일출!

일확천금을 노린 과한 욕심이었다고

애써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어쩌면 나를 잊지말고 다시 찾아오라는

지리산의 애절한 몸짓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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