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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지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후지사와 고노스케 지음 유진상 옮김<철학의 즐거움>에서 퍼온 글입니다.
< 인간적인, 매우 인간적인 용서 >
내 휴대전화에는 500여명이 넘는 이름과 연락처가 있습니다.
가까운 이부터 얼굴도 본 적 없는 이까지 정말 다양한 인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는 누가 보면 망측한 이름도 있습니다.
' 천하에 벼락 맞을 인간 ' , 다시는 상존하고 싶지 않은 나쁜 놈'등이 그것입니다.
살면서 만난 악연 또는 누군가 나에게 나쁜 짓을 했을 때 내가 행하는
아주 은밀하면서도 작은 복수는 그 사람의 이름을 이렇게 바꿔놓는 것입니다.
누군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일로 내 뒤통수를 치고 사라졌을때
발을 동동 구르고 콧바람을 쉭쉭 뿜으며 독한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신 다음 날
휴대전화 속 이름을 저주의 문장으로 바꿔놓고 홀로 위로 받습니다.
나만의 소심한 치유법입니다.
용서란 없던 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대충 화해하거나
그럴수도 있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냥 내 마음속의 부글부글 끓는 증오심을 멈춘 상태에서
그 사건과 그 망할 인간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혹여 나중에라도 길에서 만나거나 일로 연결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당신이 나에게 햇던 그 행위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그 정당한 쌀쌀맞음을 그에게 보여주고
더 이상 악연을 이어가지 않는것
그것이 바로 용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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