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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축제가 끝난뒤의 억새를 찾아서

by 신영석 2017.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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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흔히 남자의 계절이라 했는데...

시간과 함께 떠나가는 사람 혹은 계절이 떠남에 종종

가슴이 먹먹해진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한번 떠나면 돌아오기 어렵지만

 꽃,청록,오색단풍,설화는 때가 되면 변함없이

그자리로 돌아오건만 잠시의 이별에 아쉬워 한다.

얼마전 명성산  그리고 천관산의 억새를 보고 왔음에도

열흘전에 다녀온 지척의 억새가 그리워 잠시 다녀왔다.





억새

옛 노래에"으악새가 슬피 운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으악새는 으악,으악하고 우는 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억새가 몸을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으악새란 억새의 경기도 방언이다.

억새가 만발한 가을을 멋지게 표현한 노랫말이다.

억새는 갈대와 비슷하여 종종 혼동되곤 하며

흔히 강가에는 갈대가 자라고

산야에는 억새가 자란다고 한다.

중  략

- 야생화 백과사전 -



하지만 요즈음은 하천변에도 인위적으로 억새를 심는다. 






초딩시절에 문학반이라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시를 가르쳐주겠다는 선생님이 계셨더랬다.

요즘 시절과 달라 당시 겨우 국어를 늦게 깨우친

초딩들에게 시를 자유롭게 써보라 했던 기억이다.

아마도 계절이 가을이었을게다.

나름 코스모스를 시로 표현 한답시고 

무지개 일곱색깔의 코스모스를 언급했다가

시는 사실적인 표현을 해야한다는

꾸중 아닌 꾸중에 포기했던 슬픈 기억이 떠른다. 


 





가을엔

시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밀어들을

수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 같은

시를

밤새도록 쓰고 싶다

- 전재승 -









축제가 끝난 공허한 하늘엔 애드벌룬만이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다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





마음도 흔들리고 억새도 흔들리고 촛점도 흔들리고




















안성천변의 가을은 이렇게 떠나나 봅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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