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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엄니

by 신영석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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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울엄니!

참 강인하셨던 분이다.

능력?없는 남편 만나 삼십여년 행상으로

가장의 무거운 짐을 머리위에 얹고

살아오셨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 지지리 복은 없으실까?

남편 앞세우고

아들 하나 앞세우고

며느리 앞세우고

애지중지 키워준 손자놈은 세상과

동떨어져 방황을 하고 ....

 

혼자사는 아들집 찾아와 참기름 한병

몇가지 반찬을 챙겨주시고

생일엔 미역국이라도 끓여 주시더니

어느 순간부터 버스 한번 타는 아들집을

찾아 오시지 못했다..

다행?히 동병상련의 어느 분과 의지하며 

그런대로 나름 행복까진 아녀도 편하게

보내시나 싶었는데 엄니보다  훨씬 연로한

그분을 힘들어 하셨다.

자치센터 생활지원사, 아랫집 후배

그리고 엄니를 각별히 챙겨주신 후배 엄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요양시설을 권해왔다.

마지막 결정을 어느 누구와도 의논 할 수

없는 내 현실에 늘 가슴 한켠에 응어리만

품은채 고민을 해왔다.

결혼 초기 몇년간 함께 산 이후

엄니를 몇일째 모시고 있다.

어차피 요양시설에 들어가시면 다시는

이런 날들이 없을테니....

삼일째 새벽!

어제 일찍 주무신다 싶었더니 한시부터 일어나

옆에서 눈만 겨우 감고 있는 자식 이불을 

덮어주신다.

억지 모른척 하다가 결국은 함께 일어난다.

마음 아프지만 이제 이틀후에는 

엄니를 요양시설에 모시기로 했다.

그곳에 가셔서 잘 적응하시고

따뜻한 밥 세끼와 비록 요양보호사의

손길이긴 하지만 정을 느끼시며 

잘 지내주시기만을 바랄 수 밖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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