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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산행일기

늦은 밤 한진포구 전망대의 하룻밤(1)

by 신영석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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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5주년 광복절이자 말복입니다.

불편한 동거도 한달이 되어가고

그래도 말복이랍시고 삼계탕 외식을 할까 하다

반찬도 없고 해서 시장을 봐 삼계탕을 끓여

함께 술한잔을 했습니다.

길게 이야기 해봐여 우이독경(牛耳讀經)이기에

간절한 부탁의 형식으로 몇마디 하지만

늘 번지르한 대답에는 거짓투성이 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 마음 한구석의 연민에

신신당부하며 몇푼의 돈을 쥐어주니

잠시만 나갔다 온다더니 한시간,두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멍함과 잠시 감추었던

가슴 한구석의 울화가 치솟아 오릅니다.

한잔 술이나 더할까 싶어 몇곳을 콜하지만

내 인생도 별반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백배킹 배낭에 가장 기본적인것만 챙겨

무모한 출발을 합니다.

마트에서 물과 술 몇병을 사고보니 늦은 11시가

되어가는 시간입니다. 최대한 조심조심

거북이운행으로 얼마전 다녀와 점찍어둔

한진포구 데크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상황도 살필겸 빈몸으로 확인하니 다행이도

낚시객 몇명외에 데크는 비워져 있습니다.

배낭을 메고 데크로 향하는데 밤 순찰을 나온

해경 두명이 길을 막아서며

"어디 가십니까?"묻는다.

"조기 데크에서 바다바람좀 쐴까 해서요"

속으론"안됩니다. 돌아가세요"할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별 시비?는 하지 않고 들여 보내준다.

후딱 텐트를 설치하고 불을 밝힙니다.

바다 건너편 한국가스공사 기지의 야경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평택항의 야경입니다.

준비해간 술 몇병으로 자책?을 해가며

시간을 보니 자정을 훨씬 넘겼습니다.

석문산업단지?도 밤새 불빛이 훤합니다.

그래도 바닷가라고 눅눅하지만 더위를 시킬만큼

바람이 불어주고 덕분에 반영도 펼쳐집니다.

저기 데크2층의 불빛이 저의 텐트입니다.

사진 우측에 서해대교 주탑의 불빛이 보입니다.

후라이팬에 끓인 라면국물을 안주삼아

가져간 이슬이의 바닥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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