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 산행일기

우리들만의 겨울 금수산(1)

by 신영석 2020. 2. 18.
728x90

몇일 전 버티고의 휴무일에 번개산행의 콜이 들어온다.

번개산행지의 대부분은 내가 정했기에 이번은

가본지 오래된 오대산을 제안했는데

미소1004가 강원도 보다는 충청,전라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고 물음표를 남긴다.

대안으로 오서산,남덕유산 그리고 내가 다시 제안한

금수산을 두고 당일 아침 차안에서 갑론을박을 하다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 금수산으로 결정되었다.

2017년 2월에 다녀왔었고 그때 기억으로도

조망이나 상고대가 좋았던 것으로 남아있었다.

금수산으로 향하는중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이름모를 산군의 정상에 하얗게 피어있는 상고대에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간다.

금수산 도착하기 전 고갯마루에 핀 설화와 상고대에

잠시 차를 세워 구경을 한다.



미소1004는 마음이 급해졌는지 다 녹아내리긴 전에

빨리 출발하자고 재촉을 한다.

상천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상천 공원지킴터 앞을 지나는데 창을 열고

국공직원이 우리를 부른다.

오늘 국립공원 전부가 통제된 상태라고 하며

어디서 오셨냐고 묻는다.

평택에서 왔노라 하니 조금 망설이다

멀리서 오셨으니 들여 보내드리긴 하지만

각별히 조심해달라고 신신 당부한다.

만일을 위하여 연락처를 남겨달라는 직원에게

전화번호와 주소지를 남겨주고 출발한다.

들여 보내주신 국공직원님 감사합니다!

산 아래는 적설량이 많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등로를 찾아 오른다.


밤탱이 맞은 나?

목재 계단길이 시작된다.

오늘 일용할 주(酒)님에 바람을 피하기 위한

자동텐트까지 들어있는 배낭의 무게에

너덜겅 길에서는 숨이 가파온다.

드디어 오늘의 바램이었던 설화(雪花)와 상고대의

향연이 시작된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는 오래된 광고카피처럼

오늘의 선택이 최소한 1년을 갈꺼같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손은 시렵지만 남정네들도 사진 담기에 바쁘다.


아무도 밟지 않은 그길을 우리만이 걷는 행운이다.

지난달 선자령에서의 설화(雪花)와는 또다른 풍경이다.

미소1004만 찍어준다는 하소연에 한컷 남겨준다.




포토존을 찾아 개구멍도 불사하는 미소1004


오늘은 어느곳에 서도 모두 포토존이다.


열심 사진 남기기에 바빳던 나도 몰카되고



언제나 그렇습니다.

홀로 낯선, 먼 길을 달려와

홀로 눈 덮힌 산을 오르다 보면

내 스스로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닥까지

침전하지만 희망이 움트곤 합니다.

-- 퍼온 글 --

순수(純水) 그리고 순백(純白)

연분홍 치마저고리에 감추어진 여인내의

속살같은 그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도 저보다 앞서 길을 내준

발자국이 있습니다.

저는 언제쯤 다른 누군가에게 길을

내어줄 수 있는지.......

오늘이 그날 이었다.

고도를 높여 갈수록 발목 그 이상으로 빠지는 눈에

등로가 희미한 곳도 있지만 십년의

눈썰미로 등로를 찾아간다.




동물 발자국조차 없는 길이다.

바위와 어우러진 멋진 상고대

바라보이는 모든 곳이 한폭의 수묵화다.




정상 데크 아래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고 속을 뎁혀줄

라면을 끓이고 이슬이도 빠질 수 없다.


콧물에 손이 시려움을 감수하는 버티고 셰프

언제 끓나 싶어 목빠지게 기다리고....


728x90

'2020 산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금수산 미소1004 의 하루  (0) 2020.02.19
우리들만의 겨울 금수산(2)  (0) 2020.02.18
고성산 한바퀴  (0) 2020.02.15
아산 영인산 단축코스 한바퀴  (0) 2020.02.10
미답의 산을 찾아 예산 금오산  (0) 2020.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