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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버님 전상서!

by 신영석 2017.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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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전상서!

세월이 참으로도 무상하게 제 곁을 떠나신지 4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아마두 1997년 그해 제가  보내드린 편지와 당신께서 보내주신 편지 이후에 실로 40년만에 세상이 많이

바뀐 이유로 해서 이렇게 인터넷이라는 문명을 통해 글을 남깁니다.


당신의 생전에 기억을 돌이켜보려 노력해봐도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시절 당신의 손을 잡고 서울 큰집에 할아버님 제사지내러 갔던일과

저의 고등학교 면접과 신체검사 받으러 함께 내려갔던 구미의 어느 시골방에서의 하룻밤 

당신은 지병으로 인해 물병 옆에차고 생애 처음으로 당신께서 사주신 통닭한마리의 기억이 아련합니다.


당신께서 제 곁을 떠나신 그해 12월의 겨울에 억지로 덩 띠밀어 내보내신 알수 없는 속뜻은 평생 가슴에 안고있습니다.

이젠 당신의 아들도 흰머리가 많아진 이순을 앞두고 있습니다.

살아 생전 당신께는 하지 못했던 말들과 40년의 세월속에 당신의 영전앞에 꺼내지 못해던 이야기를...

오늘 처음입니다.


평생 소작농으로 지내신 당신께서 이 아들 만큼은 농사를 가르칠 수 없다며 논밭에 쫓아간 저에게 역정을 내신

그 뜻도 이제는 헤아립니다.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당신의 영면앞에 삼일 내내 단 한번도 소리내어 곡 한번 하지 않았던

이 아들이 이제는 가끔 마음속으로 곡을 해봅니다.


당신께서 제 곁을 떠난 그때보다 더 나이 먹은 이 아들...

마눌 먼저보내구 잘못키운 자식으로 아마두 평생 죄인으로 살아갈런지 모르겠습니다.

모든것이 제 업보 이겠지만....


아버님!!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시는 당신의 부인이자 저의 어머님과 함께하는 오늘 아침의 차례상에서

참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당신께 대한 그리움과 애증?이 겹치면서....

오랜 세월 몸져 누우셔서 저의 가슴에 못을 친 이야기도 이제는 헤아립니다.


언제 또 당신께 이런 글을 남길런지 기약없지만 그곳 세상에서라도 아픔없이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주이자 하나뿐인 저의 자식이 하루라도 빨리 당신곁으로 제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족한 정성과 소찬앞에 넘 많은 부탁드렸다고 노여워하지는 않으실런지요?


암튼 그곳 세상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생전에 누리시지 못한 기쁨과 행복으로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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