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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어버이날 그리고 1년만의 전화

by 신영석 2020.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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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몇개의 단체톡방 알람이 시끄럽다.

뭐 자식 또는 손주로부터 받은 카네이션이나

이제 이순의 나이에 부모된 입장에서 자축의

메시지가 대다수다.

"한 자식의 부모로서

한 부모의 자식으로

오늘의 나를 돌이키니

괜지 우울해진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그깟 만원여짜리

카네이션을 애써 외면한다.

남편,자식,며느리까지 당신보다 먼저

보내시고 노년에 비슷한 처지의 어르신과

서로 의지하시며 살아가신다는 궁색한 핑게로

어제 짧은 전화로 안부를 전하고

찾아뵙지도 않았다.

주말 비가 예보되어 있으니 오늘마저

나서지 않으면 몇일을 집구석에서 궁상을

떨어야할 듯 싶어 몇일간 이어진 술자리의

후유증으로 무거워진 몸을 억지로 세워

집을 나선다.

맥주 몇캔과 포도주를 챙기고 간단한

안주거리나 사기위해 마트로 향하는중

폰이 울린다.

공중전화 콜렉트콜!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톡의 대화가 끊어진지

넉달 그리고 일년만의 녀석의 전화일게다.

차를 도로 한편으로 세우는 사이 전화는

끊어졌다가 다시금 울린다.

이미 첫 목소리부터 조금은 울먹임에

가슴이 뜨끔해지고 멍해졌다.

아직 녀석의 속마음 그대로를 믿지 못하는

내 자신이긴 하지만

어버이날을 맞아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죄송하단 이야기와 아픈곳은 없는지

물어온다. 넉달전 마지막 톡이후 혹시나

막다른 선택을 한것은 아닌가 노심초사였는데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서야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물음을 던지지만

대답은 시원하지 않다.

그러며 삼일후에 부산으로 내려가 고기잡이

배를 타겠노라고 이야기 한다.

전화를 끊고나서야 후회했지만

집에 한번 들르라는 이야기는 못한채

필요한것은 없냐는 상투적인 물음만

던지고 말았다.

필요한것은 없노라며 다음주의 생일과

오늘 어버이날 안부 전화 했다고 한다.

어디가서 무엇을 하더라도 몸 상하는 일만큼은

조심하라는 상투적인 당부를 전했다.

녀석은 끝내 처음보다 더 커진 울먹임으로

"아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어지고도 한동안 차안에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감정이 격해졌다.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망설이다

그냥 산중에서 가져간 술이나 마시며

마음을 가라 앉히는게 좋을듯 싶었다.

아무도 지나지 않을듯한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아 상념의 시간을 갖는다.

홀로되신 어머니

마찬가지인 나

그리고 홀로인 녀석

지나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난다.

"아들아 아빠도 널 사랑해~~~

부디 못난 아빠의 마음처럼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더라도 몸 상하지 말고

기약없는 재회의 그날을 기다릴께"

"어머니 죄송합니다~~~""

내일은 잠깐이래도 어머니를

뵙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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