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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함박눈의 첫눈(雪)산행을 기다리며...

by 신영석 201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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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눈,풋눈,도둑눈,숫눈▶


눈송이가 큰'함박눈'과 달리

눈송이가 작은 눈은 '가루눈"이고

초겨울 들어 조금 내린 눈은 '풋눈'이며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눈은 '포슬눈'이고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눈은 '소나기눈(소낙눈)'이라고 한다.

또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눈은

'도둑눈'이고 그렇게 내려서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을 가리키는 말은 '숫눈'이다.

그리고 '진눈깨비'는 "눈이 녹아서

비와 섞여 내리는 눈"이라는 뜻풀이를

감안할 때 비가 아니라 눈으로 봐야한다.

'싸라기'역시 눈의 일종이다.

- 엄민용 〈나도 건방진 우리말 달인〉-


지난 겨울에 이어 올 겨울도 눈 가뭄이다.

발빠르고 운이 좋은 이들은 행운의

함박눈(雪)산행을 다녀왔다는데

게으른 내게는 아직이다.

지난 겨울 국내에서 보지 못한 눈(雪)이

보고 싶어 크루즈 타고 일본까지 다녀왔다.



산행 당일 기대하지 못한 함박눈이

내렸건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대설주의보로 인해 입산하지 못한

함백산을 대신하여 고즈넉한 산사(山寺)

세걸산 음지에서 만난 눈과 상고대

홀로 찾았던 지리산에서도 음지에서만



남덕유산도 마찬가지 였고

용문산에서 맛뵈기로 쌓여있던 눈(雪)

이번 겨울 겨우 겨우 맛본

'싸라기" 눈 내린 가야산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 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트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 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이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 정호승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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