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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십년전 시월의 마지막 밤과 그 여인

by 신영석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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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바람이 몸에 스민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레미 드 구르몽'낙엽'중에서 -

수신인도 없는 편지를 써야 하나

아님 이용 의 '잊혀진 계절'이라도 불러야 하나

십년전 이 날 첫 만남에서

달달한 프렌치 키스를 나누었던

그 여인이라도 떠올려야 하나

까닭 모를 이유로 가슴이 스산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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