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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산행일기

본의 아닌 비탐 남군자산&아찔한 알바산행

by 신영석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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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홈페이지 문화관광 포털에 들어가면

나름대로의 명산을 소개하고 있다.

'괴산 35명산'도 지자체의 소개인지 아니면 산꾼이

지어냈는지는 정확하지가 않다.

암튼 35명산 중 7~8곳 정도를 제외하고 주로 여름철

물놀이 산행지로 서너번 이상 찾은 곳이 많았다.

미답지중 늘 마음 한구석에 남군자산이 남아 있었다.

2년전쯤 모산악회의 아가봉~옥녀봉 물놀이 산행때

일행들과 따로 떨어져 옥녀봉 갈림길에서

남군자산을 향하다가 만만치 않은 오르내림에

중도포기하고 옥녀봉만 다녀온 기억이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주제에 넘게 이산 저산 가려가며

가급적이면 미답지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와 핑게로 근 2주간 제대로 산행을 안하고

방콕하다가 큰맘?을 먹고 마음속에 남겨두었던

남군자산을 다녀 오기로 한다.

산행전에 몇분의 블로그를 통해 사전학습을 했다.

아래 지도와 마찬가지로 들머리는 제수리치 또는

하관평마을 둘중 하나인듯 싶은데 제수리치~남군자산

구간은 비탐구간이라고 되어있었다.

결론적으로 국립공원공단에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하관평마을~군자산,갈모봉 구간도 비탐구간였다.

 

하관평마을 입구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서도

들머리를 찾는중 마을입구에 남군자산,갈모봉

출입금지라는 프래카드가 눈에 띄였다.

일부러 비탐구간을 찾아온것도 아니였고 선답자들의

블로그도 적지 않게 있었던 만큼 무시했다.

마을 어디에도 등산로 표시가 없어 어렵사리

들머리를 찾아 들어섰다.

어는분의 블로그에 도로에 남군자산이라고

쓰여있다는데 아마도 눈속에 감추어졌던 모양이다.

첫번째 조망터에서 바라다 본 대야산과 중대봉

그뒤로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과

둔덕산도 보이는듯 싶다.

삼형제바위

이곳에 도착할때까지 이정표는 없었고 조금 오래된

산악회 시그널과 '서당개 삼년'의 동물적 감각으로 도착했다.

이곳의 명물바위라는 코끼리바위도 못보구 지나쳤다.

이곳에서는 사진 우측으로 속리산 능선도 보여졌다.

눈이 덥혀있는 바위위로 올라서면 좀더 조망이

좋을듯 싶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돌아선다.

칠일봉

이정표 하나 없는 희미한 등로였지만

그리 어렵지않게 남군자산에 도착했다.

대야산방향

맨뒤로 희양산도 보여지고

남군자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산을 한다.

정상에서 내려와 첫번째 본 보람원방향의 표지를

따라 내려서서 갈모봉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순간적인 착오로 거의 흔적도 없는 군자산으로 향하는

등로를 개척하는 대형 알바가 시작되었다.

출발전에는 몰랐다 치더라도 하관평 들머리에서

본 프래카드와 한번도 보지못한 이정표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하지 못한 혹독한 대가였다.

언급하기에도 창피하고 아니 아찔했던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

그저 크게 다치지 않고 살아 돌아와 이렇게 블로그를

작성할 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코로나 선별검사를 받기위해

보건소에서 소방서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몸 구석구석 찰과상과 함께 멍투성이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이슬이 한병을 머그컵에 따라

두잔을 벌컥이고 서야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다음날 이곳저곳 쑤시고 욱신거리는 몸을 일으켜

베란다 밖을 내려다 보니 밤새 눈이 내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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